Stompin' at the Savoy는 무척이나 신나는 스윙댄스곡이다. 개인적으로 이 곡을 처음 들은 건 Benny Goodman 베스트 앨범에서였던 것 같다. Benny Goodman 앨범에서야 워낙에 유명한 곡들이 많이 있었지만 유달리 이 곡을 기억할 수 있었던 건 제목, 아니 제목 중에서도 Savoy 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Benny Goodman & His Orchestra - Stompin' at the Savoy
외가가 대구 시내 한복판에 있었는데 거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보이 호텔이 있었다. 호텔 부설 사우나라는 곳은 아주 고급 목욕탕을 가리키는 거라고 외사촌 형이 가르쳐주기도 했다.. 사보이, 사보이, 라고 자꾸 발음하다 보니 어감도 좋고, 어린 마음에 사보이라는 이름은 어느새 이국적이고 환상적이고 고급스러운 장소라는 이미지로 자리매김해버렸다.
고등학생이 되어서 세계사 수업을 받던 중, 프랑스랑 이태리 접경 지역에 위치했었다는, 사보이 공국(公國) 이야기가 나왔다. 공후백자남이라는데, 그러면 그렇지 사보이는 역시 최고 귀족이 다스리는 공작령이었던 게로구나.
그 후로 다시 사보이를 만나게 된 건,
- 비틀즈 화이트 앨범 수록곡 중 Savoy Truffle 이 있다. 트뤼플 (트뤼프)라는 게 초콜릿 과자의 일종이라는데 사보이 트뤼플이라면 꽤나 고급 과자겠거니 생각.
- 서울로 유학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명동 구경한답시고 나섰다가 사보이 호텔 발견, 우어엇, 서울에도 사보이 호텔이 있구나. (하긴 언제부터인지 정작 대구에서는 사보이 호텔이 없어졌던 것 같다.) 그런데, 살짝 기대에 못 미치는 외관에 약간은 당황. 어릴 때의 기억이란 원래 조금씩은 과장되기 마련이라고 자기합리화를 시도.
Ella Fitzgerald - Stompin' at the Savoy (1961년 영국 live)
Verve 레이블의 재즈 컴필레이션 앨범 (시리즈 넉 장이 라이선스로 발매되었는데 그 중 하나)에 Ella Fitzgerald와 Louis Armstrong 이 함께 부른 Stompin' at the Savoy가 실려 있었다. 역시 엘라 누님. 원래는 1957년 작인 「Ella & Louis Again」 앨범 수록곡. 그 전 해에 발표한 「Ella and Louis」는 라이선스 앨범으로 가지고 있다.
음색에서의 미묘한 울림은 위 루이 암스트롱과 협연한 앨범 버전이 더 좋았던 것 같지만, 박진감 면에서는 이 쪽 동영상의 라이브도 훌륭하다. 그리고 역시 엘라 누님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후반부의 스캣은 그야말로 죽음이다. 스캣하는 중간에 색스폰을 연주해 준 Johny Dankworth에게 감사를 표하는데, 이 Dankworth란 양반은 Cleo Laine의 남편이다. 베니 굿맨과 마찬가지로 클라리넷이 주종목인 걸로 알고 있었는데 색스폰도 연주하는구나. 어쨌거나 마지막 자막에 따르면 피아노는 Oscar Peterson인 듯.
Judy Garland - Stompin' at the Savoy (1936년)
유튜브에서 쥬디 갈란드가 부른 버전도 찾을 수 있었다. 동영상을 올린 사람의 해설에 따르면 이 곡은 1936년, 그녀가 만 14세 2일이던 시기의 레코딩이라고 한다. Benny Goodman 스타일에 보다 가까운 연주에 맞춰 노래해 주는데, 그녀의 나이를 감안하면 정말 놀랄만한 기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