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밤, 빈둥거리면서 여기저기 케이블 채널을 돌리고 있던 중 NHK 채널이 딱 잡혔다.
낯익은 얼굴들,
The Alfee 멤버인 坂崎幸之助 (사카자키 코노스케)와 여자 아나운서, 이렇게 두 명이 호스트 역할,
초대 손님으로는 加藤和彦 (카토 카즈히코), 泉谷しげる (이즈미야 시게루), 山本 潤子 (야마모토 준코, Hi-Fi Set의 여성 보컬), 그리고 尾崎亜美 (오자키 아미)까지 이렇게 4명.
옛 이야기를 나누면서 각자 자신들의 힛트곡을 불러주는 진행. 사전에 스튜디오에서 녹화한 라이브 연주를 보여주는 것 같았고, 게스트들끼리 서로 다른 사람 노래 부를 때 함께 참가해서 새로운 하모니를 선보이더라.
내가 보기 시작한 후에도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된 것 같았으니 거의 처음부터 봤던 것 같은데,
그 날의 감동을 되살려 다시한번 되짚어 본다.
1. 야마모토 준코는 역시 赤い鳥 (아카이 토리) 시절의 1971년 히트곡 翼をください (쯔바사오 쿠다사이; 날개를 주세요)를 불러주었고.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이 시가 실려 있다는데 노래말도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참 곱다.
- 1949년생인데도 화장을 잘해서인지 여전하다. 천상지희의 린아와 이미지가 겹친다.
赤い鳥 - 翼をください山本潤子 - 忘れていた朝 (Wasurete-ita Asa) (잊고 있던 아침)2. 오자키 아미는 자신이 작사, 작곡한 オリビアを聴きながら (오리비아오 키키나가라; Olivia를 들으며)를 불러 주었다.
하지만 아미 누님은 흡연을 즐기시는지, 그날 TV로 볼 때는 고음부에서는 목소리가 탁해지고 테크닉으로 슬쩍 넘어가는 기색이 역력한 것이 듣기에 다소 거북할 정도였다. 1957년생이면 그날 출연진 중에서 나이도 제일 어린데 말이다.
尾崎亜美 - オリビアを聴きながら 이 곡은 역시 杏里 (안리) 버전이 제격이다.
杏里 - オリビアを聴きながら 3. 이즈미야 시게루는 1948년생. 이젠 TV 드라마에서 완고한 아버지 역할 전문 탤런트로 접하는 횟수가 더 많은 듯하지만, 어쨌거나 그 날은 왕년의 포크 가수, 眠れない夜 (네무레나이 요루)를 불러 주었던 것 같다.
泉谷しげる - 眠れない夜 그의 대표곡
春夏秋冬 (슌가슈도오)도 사카자키 코노스케와 함께 멋지게 편곡해서 불러주었다.
泉谷しげる - 春夏秋冬 4. 카토 카즈히코. 1947년생. 출연진 중 최연장자다. 그러면서도 아직 왕성하게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
포크 크루세이더즈 시절 음악도 들려주었고,
悲しくてやりきれない (Kanashikute Yarikirenai) (슬퍼서 견딜 수 없네)
Bossa Parai (帰って来たヨッパライ; Kaette kita Yopparai) (돌아온 주정뱅이)平和について (Heiwa-ni Tsuite) (평화에 대하여)
感謝 (Kansha) (감사)
당연히
새디스틱 미카 밴드 시절 음악도 들려주었다.
기대했던 タイムマシンにおねがい (Time Machine-ni Onegai)는, 사카자키 코노스케가 기타를, 오자키 아미가 건반연주를 곁들인 보컬을 맡았다.
공연 후 다시 스튜디오 대화 장면으로 돌아와서는, 아미 자신이 그다지 노래를 잘 소화하지 못한 것 같다는 얘기를 하는 것 같았지만, 아까 전 곡에서 워낙 기대를 접었던 터라, 게다가 이번에는 허스키한 그녀의 목소리가 나름대로 장점으로 작용했던 것 같고, 꽤나 멋진 모습.
노래 듣는 동안에는 나도 슬쩍 일어나 거실을 배회하며 함께 따라 불렀다.
タイムマシンにおねがい (from 一夜限りの音楽ライブ, 2007.9.14.)5. 和幸 (Kazuko) = 加藤和彦 × 坂崎幸之助
이어서 카토 카즈히코와 사카자키 코노스케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 온 새로운 유닛, 和幸 (카즈코)의 음악들을 불러주다.
포크, 복고풍 로커빌리, 가벼운 재즈삘 노래 등등,
예전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나 이문세의 조조할인을 들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원숙한 장인이 둥글둥글 빚어낸 음악을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이 날 입고 나온 옷들도 카즈히코는 파란색의, 코노스케는 빨간 색의 체크 남방, 나름대로 의상 조합에도 신경을 썼다..^^
사카자키 코노스케는 1954년생, 어디선가 7년 차이 커플의 궁합이 그렇게나 좋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역시나.
검색해 보니 이들은 8월 6일자로 유닛 결성, 이어지는 라이브 공연, 그리고 9월 12일자로 앨범을 발매했다고 한다. 3150엔.

1. 生命
2. サタデイナイト ムービー
3. 鎮静剤
4. 黄昏のビギン
5. Sensored Mail
6. バラバラふたり
7. Her hometown
8. モノリス
9. ナニモナイ
10. 無貧
11. 見上げてごらん夜の星を
12. みんなの地球
13. モノリス Live at Woodstep(Bonus Track)
6.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모든 출연자들이 한 소절씩 나누어 포크 크루세이더즈의
あの素晴らしい愛をもう一度 (아노 스바라시이 아이오 모오 이찌도; 그 멋진 사랑을 다시한번) 를 불러주는 것으로 마무리. 이즈미야 시게루가 인상적. 특유의 시건방진 창법으로 이 곡을 소화해 주다.
あの素晴らしい愛をもう一度 (from 一夜限りの音楽ライブ, 2007.9.14.)7. 뒷이야기
잔잔한 감동의 도가니 속에서, 공영방송이란 모름지기 이런 프로그램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왜 KBS는, 이라고 절규하다 말고 문득 KBS로 채널을 돌렸더니 마침 배철수의 7080 이 막 시작한다. 시간 외우고 챙겨보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는지라, 그야말로 우연.
다른 출연자들은 모르겠고, 함춘호와 이세준 (유리상자), 이렇게 두 명이 결성했다는 July 만이 기억에 남았다.
일본에서의 어쿠스틱 기타의 강자 사카자키 코노스케, 그리고 우리나라의 함춘호,
이렇게 하룻밤 동안 연이어서 두 사람의 연주를 들을 수 있어서 무척이나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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